
그녀는 내가 난관결찰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잊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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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십 년 넘게 타던 구형 쏘나타를 정비소에 맡기려 했을 때였다.
대기업 대표인 아내 은수는 나를 향해 매몰찬 비난을 쏟아냈다.
"부부라면 고락을 같이해야지, 상장을 앞둔 이 중요한 시기에 왜 이렇게 속 좁게 굴어? 정말 그릇이 그것밖에 안 돼?"
"회사 자금 사정이 얼마나 빠듯한데 그 똥차 고치는 데 돈을 낭비해? 공유 자전거 타고 출근한다고 죽기라도 하니?"
하지만 바로 다음 날인 밸런타인데이, 그녀는 새로 뽑은 어린 기사에게 최고급 사양의 롤스로이스를 선물했다.
두 사람이 그 은밀한 공간 안에서 서로에게 취해 엉켜 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손에 쥐고 있던 수십억 원 상당의 고급 수입차 인수 영수증을 소리 없이 구겨뜨렸다.
10년 동안 고생을 같이한 결과가 고작 이런 조롱거리라니.
그렇다면 이 무대 위의 광대는 기꺼이 그들의 연극에서 퇴장해 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