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해자에게 줄 피는 한 방울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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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 깊은 잠에 빠져 있던 나를 태준이 거칠게 흔들어 깨웠다.
그는 다급한 목소리로 내가 RH 마이너스 혈액형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지금 민설아가 과다출혈로 위독한데 병원 혈액고가 비었다고 말했다.
나는 미간을 찌푸린 채, 내가 만성 빈혈이라 몸이 견디지 못할 거라고 답했다.
하지만 그는 내 말을 듣지 않았다. 억지로 내게 외투를 입히며 서둘렀다. 그저 400ml만 뽑으면 된다고, 지금 설아가 죽어가고 있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병원을 향해 달리는 차 안, 창밖의 가로등이 빠른 속도로 뒤로 밀려났다. '민설아'라는 그 이름은 가시처럼 내 가슴에 박혀 고등학교 시절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순식간에 끄집어냈다.
그때 그녀는 무리를 이끌고 나를 괴롭혔고, 끝내 나를 계단 아래로 밀어버렸다. 그 사고로 나는 무용수라는 꿈을 영원히 포기해야만 했다.
당시 경찰에 신고해준 사람이 바로 태준이었기에 학교도 사건을 대충 덮지 못했고, 민설아는 퇴학을 당한 뒤 종적을 감췄었다.
그런데 7년이 지난 지금, 태준의 입에서 다시 그 이름을 듣게 될 줄이야. 그것도 이런 상황에서.





